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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 16일 월요일

홍보대행사 고르기? 배우자 고를때와 닮았다.

꼬날님의 댓글과 글을 보니 저의 경험과 평소의 생각이 또 꼬날님과 다르지 않네요. 함 적어봅니다.

 

뜨거운 여름, 대낮에 프레젠테이션을 마치고 노트북을 정리하고 공개입찰을 의뢰한 회사를 빠져나오면서 잠시 생각에 잠긴다. “그래서 우리 사장님은 한국말을 잘 못하시는데, 이에 대한 홍보 전략이 뭐죠?

 별다른 정보공개 없이 회사와 제품의 인지도를 올리기 위한 전략을 제안해 달라던 이 회사. 꼬박 2주를 밤낮없이 매달린 끝에 나름대로 근본적인 원인 분석과 전략을 세워 큰 그림과 세부 방안을 정성스럽게 정리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홍보담당자가 원했던 것은 큰 그림이 아니었나보다. 저자의 정성이 무색하게도 원인 분석 같은 “당연한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고 “홍보 전략”이 듣고 싶다고 했다.

 

그 순간, 내 머리 속에서는 많은 생각이 스쳤다. 여태까지 말한 것이 “당연한 이야기”라함은 몇 가지 가능성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첫번째, 기업이 당면한 문제를 문제로 보지 않고 주어진 여건으로 당연히 받아 들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 두번째, 그래서 해법이 해법으로 귀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 세번째, 인지도를 올리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보다는 사장님을 활용한 기사 게재에 더 관심이 있다는 것, 네번째, 사장님을 활용한 기사 노출 활동을 “전략”이라 부르는 이유는 이 회사에 진정한 “홍보 전략”이 없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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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아무러면 어떠랴? 어떠한 needs도 정확히 가름하여 고객사를 위해 일하는 것이 대행사의 도리이자 책임이며, 그렇게 선택은 고객사의 몫이다. 그리고 이 회사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데에는 세상에 크게 네가지 종류의 대행사가 존재할 것이다.

1.     단기간의 needs에 집중하여 이를 해결해 줄 대행사

2.     단기간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만 사실 더 큰 문제가 무엇인지, 이에 대한 해법은 무엇인지도 알려줄 수 있는 대행사

3.     단기간의 문제보다는 근본적인 문제의 원인을 찾아 이에 대한 해결을 권고하는 대행사

4.     이도 저도 해결해 주지 못하는 대행사 

 

 과연 무엇이 그들의 선택일까? 그리고 문득 그 회사를 빠져나오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저 분들은 대행사와 클라이언트의 만남이 결혼과 비슷하다는 것을 아실까?

 

오랜 시간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의 홍보실에서, 그리고 홍보대행사에서 몸담고 일하면서 대행사를 선택하는 클라이언트의 입장이 신랑감 고르는 신부와 참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많은 신랑감들이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약속한다. 혹자는 당신만을 위해 이 한 몸 바치겠다며 멋진 프로포즈를 해 올 것이다. 하지만, 막상 살아보니 어떤가? 현실은 바램이나 계획과는 아주 많이 다르다는 것이 결혼한 사람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그렇다고 오해는 하지 말자. 현실에서의 행복한 결혼생활이 부부가 함께 기울이는 노력에 달려 있듯, 사업상의 파트너쉽도 이에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대행사를 찾고 선정하여 함께 일을 해 나가는 그 과정은 서로 다른 두 남녀가 만나 부부가되고 가정을 이루는 그것과 너무나 닮아있다. 프로포즈 때의 공약과 현실이 사뭇 다를 수 있다는 것 (여기에는 의도된 공약일 수도 있고, 최선을 다하려고 했으나 안된 경우 두가지 다 해당된다), 연애할 때와 달리 사람의 진가는 살아봐야 알게 된다는 것, 그리고 마음에 들지 않아도 법적인 것을 포함한 여러 가지 이유로 쉽게 그 관계를 파기하기 어렵다는 것, 그렇게 선택 후에는 책임이 따르게 된다는 것 등이 닮은 점이다.    

 

 실제로 어떤 대행사를 고르고 어떻게 일을 해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지 고민하는 기업의 홍보 담당자들을 많이 보아왔다..멋진 프레젠테이션이 맘에 들어 계약했다가 막상 일을 시작하니 무언가 잘 맞지 않고 결과도 신통치 않아 고민하는 경우. 업계에 알려진 평판을 믿고 일을 맡겼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혹은 노련한 대행사의 담당자에게 휘둘리는 느낌이 들어 일 하기가 마땅치 않은 경우 등등대행사를 관리하는 홍보담당자들의 고민은 만만치 않다. 저자 역시 그랬다. 처음 대한항공에 입사해서 홍콩의 대행사를 뽑고 이 대행사를 관리하는 역할이 주어졌을 때 정말 막막하기만 했고, 사실 경험 많은 대행사 담당자에게 휘둘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고민끝에 대행사를 교체해야겠다고 부장님께 말씀드렸더니 대행사를 잘 관리하는 것도 내 책임이라고 하시는 말씀에 가슴이 철렁한 적도 있다. 이후 여러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그 대행사의 담당자와는 절친한 친구가 되었지만, 당시 겪었던 혼란의 터널은 마치 암흑같기만 했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치열하지만 행복했던 대한항공에서의 6년을 마친 저자는 본격적인 홍보전문가의 길을 걷겠다며 홍보대행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수 많은 기업들의 국내 및 해외 홍보 업무를 맡아 함께 일하는 클라이언트의 성공을 위해 고군분투하며 보낸 10여 년의 세월 동안, 지난 날의 저자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기업의 홍보담당자들을 의외로(?) 많이 만날 수 있었다.  홍보대행업이 한국에 정착한지 벌써 20년을 넘어섰고, 기업 홍보의 중요성이 보편화되면서 대기업은 물론, 이제 막 창업한 기업이나 벤처, B2B, B2C에 이르는 거의 모든 영역의 기업들이 효과적인 홍보기능을 필수적인 것으로 여기게 되었다기업들은 이제 더 이상  홍보대행사와 함께 일하는 것에 낯설어 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고 다양한 역량과 규모를 지닌 수 백 개의 홍보대행사가 시장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홍보가 홍수를 이루는 시기에 기업으로서는 홍보대행사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올바른 파트너를 선정하는 일 역시 더욱 복잡하고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다. 기업의 홍보담당자 입장과 홍보대행사의 입장 모두를 겪어본 저자의 경험 상, 기업의 홍보담당자와 홍보대행사는 서로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 같으나, 실상은 전혀 같지 않은 동상이몽의 상황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자신과 일하고 있는 홍보대행사의 정확한 능력과 역할을 몰라 터무니 없는 주문을 하는 경우도, 홍보대행사의 능력을 지극히 단순하게 생각한 나머지 화가에게 벽지 도배를 의뢰하듯 일을 하는 경우도 보아왔다.  개인적으로 친하게 지내는 기업의 홍보담당자들로부터 대행사의 선정 절차에 대해 조언해 달라는 부탁을 받아보기도 하고, 대행사를 고용했으나 돈만 나가고 해주는 일이 없다고 불평하는 경우도 주변에서 많이 듣게된다.

 

홍보대행사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홍보대행사가 제공해 줄 수 없는 서비스를 요구하거나, 홍보대행사가 마치 마법의 책이라도 되는 양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하는 클라이언트, 혹은 광고에 비해 홍보는 무조건 싼 것이라며 터무니없는 예산에 이상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클라이언트들은 항상 골치아픈 존재일 수 밖에 없다.  

 

기실 기업의 홍보담당자 입장에서 가장 답답한 것은 홍보대행사를 어떻게 활용해야 제대로 된 플러스효과를 가져올지 물어보려 해도 마땅히 물어볼 곳도, 속 시원히 대답해 주는 곳도 없다는 점이다. 상사한테 묻자니 나의 역량을 의심할테고, 그렇다고 내가 뽑은 대행사에 묻자니 그것도 편치 않다. 다른 회사의 홍보담당자에게 물어도 회사마다 상황이 다른 탓에 우리 회사에 적용할 만한 지혜를 얻기에는 부족하다. 그래서, 생각했다. 홍보대행사와 홍보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 직접 나서 어떤 홍보대행사를 선택하고 어떻게 활용하면 좋은지에 대해 실질적인 조언을 해주면 어떨까 하고 말이다. 이 책에 기업의 전현직 홍보담당자와 홍보대행사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경험담이 담겨 있는 가장 큰 이유이다.

 

케이블 TV에서 마침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 배우자를 잘 고르는 포인트에 대해 강의하고 있길래 귀담아 들어보았다. 멋지고 훌륭하고, 잘생긴 사람만 찾을게 아니라, 나와 맞는 사람, 나와 평생 같이 갈 사람을 고르는 것이 그 비결이란다.

댓글 1개:

  1. 아닌데요. 전화 잘 못 거셨어요.2010년 8월 30일 PM 9:21

    좋은 글 읽고 짧은 댓글 하나 남겨 염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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