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즈와 CBS가 1999년에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3%는 일반적
인 상황에서 타인에 대한 경계와 긴장을 늦추지 않으며, 37%는 이들이 기회만 주어진다면 자신을 이용하려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85%의 응답자가 자신이 아는 사람들에게는 되도록 공정한 태도를 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대답해,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신뢰도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이 오래된 설문 조사가 기업 신뢰와 고객 충성도가 기업 성공의 핵심 요인이라는 비교적 최근의 인식 전환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만약 “나는 훌륭한 아빠고, 내 아이들을 누구보다 사랑합니다”라고 나를 소개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도 ‘흠…, 일에 바쁜 CEO라 아이들과 지낼 시간이 없어 미안해 하는군’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대신 “나는 일주일에 한번 세 아이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준비합니다. 지난 주에는 인기 요리 프로그램의 메뉴를 시도했는데, 먹기 어려운 음식이 되어 곤란했지요”라고 한다면, 나의 가치관을 더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이야기를 통한 인지의 과정은 어떤 윤리책보다 강력하다. 이야기는 감동과 재미의 두 가지 모순적인 힘을 동시에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이야기라 하더라도 전달하는 방법에 따라 재미는 배가 되기도 하고, 반감하기도 한다. 이는 스토리는 같으나 스토리텔링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더 엄격하게 말하자면 우리에게 인지를 심어주는 것은 ‘스토리’자체가 아니라 어떻게 이야기하느냐, 바로 ‘스토리텔링’인 것이다.
얼마 전 북경에서 열린 스토리텔링에 관한 컨퍼런스에 참석했을 때 받았던 질문이 떠오른다. “스토리텔링이 기존의 미디어와 소셜 미디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또 기업과 그 경영자들은 스토리텔링을 통해 어떠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가?”
“미디어가 변화했다”
라는 지나치게 단순하게 들릴 수 있는 말로 나는 대답을 시작했다. 과거 미디어는 정보를 제공하고, 때에 따라서는 교육을 수행하는 주체로서의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인터넷을 통해 뉴스뿐만 아니라 모든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게 되면서, 미디어 또한 눈에 띄기 위해서는 즐거움을 제공해야만 한다.
“육하원칙의 틀에 사고를 제한해서는 안된다. 배경과 인물, 플롯, 대립과 화해, 클라이막스, 주제를 가진 이야기의 관점에서 생각하라”는 저널리스트를 위한 한 웹사이트의 권고는 이러한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스토리텔링에 기반한 컨텐츠를 생산해야 한다.
그렇다면 스토리텔링을 위한 테크닉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째, 대화체를 유지해야 한다. 평소 흥미로운 생각을 갖고 있는 이들이 비즈니스 정장을 입으면 갑자기 딱딱하고 지루해지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만 하다.
둘째,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 차이가 클수록 효과가 배가되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셋째, 관련된 사례를 인용해 생동감을 더한다. 좋은 예일수록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스토리에 현실감을 부여한다.
이와 같은 테크닉은 소셜 미디어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예를 들면 비즈니스 인맥을 중심으로 한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인 링크드인 (LinkedIn)의 초청메일을 보면 90% 이상이 기본 형식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당신을 나의 링크드인 프로페셔널 네트워크에 더하고 싶다”는 초청메일의 문구에서 감동을 느끼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이 초청메일을 자신의 개성을 드러나게 고치는 데에는 1분 이상의 시간이 걸리지 않지만 그 차이는 크다.
기업도 마찬가지로 개성을 가질 때에 사람들은 관심과 호감을 갖는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개성을 갖기 위한 노력에 지나치게 몰두한 나머지 이러한 개성을 커뮤니케이션 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을 간과하고 있다. 비즈니스는 진지한 것이라는 고정 관념에 갇혀 지루하고 무미 건조한 방법으로 이러한 개성을 전달하는 것이다.
우리는 애플이 특별한 개성을 가진 회사라고 생각하지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가 없어도 자기만의 개성을 살릴 수 있다. 최근 구글에 인수된 우리의 고객사인 범탑(BumpTop)은 3D 컴퓨터 운영 체제를 개발한 기술 중심의 회사다. 하지만 ‘보도실(Press Room)’과 같은 기존의 용어 대신 '범탑에 대한 사랑(Love for Bumtop)’을 사용하는 등 창립 초기부터 틀에 박히지 않은 표현과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빠른 시간 내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이제 결정은 우리의 몫이다. 우리의 관객을 즐겁게 할 것인가? 아니면 지루하게 할 것인가?
원저자: 루 호프만 사장 (Lou Hoffman, President and CEO, The Hoffman Ag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