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도 클라이언트와 대행사의 관계, 그리고 클라이언트에서 대행사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글을 쓴 바 있기도 하거니와 홍보대행사를 운영하다보니 그것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다. 얼마전 어느 블로그를 보니 여전히 규모있는 회사가 업무의 질을 담보해 줄 것이라는 기약 없는 조언을 하는 것을 볼때, 참 필자로선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이름에 기대지 말고 사람의 면면을 잘 살펴보시라. 그들의 업무태도, 업무스타일을 살펴보시라. 무슨 클라이언트를 했는지만 보지 말고 실제로 무슨 결과를 만들어 냈는지 보시라.
클라이언트와 대행사의 관계는 한마디로 정답이 없다. 다만 활용법에 따라 다를 뿐이다. 국내 대기업, 외국계 기업에서 모두 대행사를 써(?) 봤던 필자로선 클라이언트 입장으로 미루어 볼때 이렇게 이야기 하고 싶다.
내가 홍보를 잘 알고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안다면? 내 반발짝 뒤에서 나를 바짝, 그리고 아주 충실히 쫓아와줄, 그리고 척하면 착(!)하고 알아들어줄 센스와 순발력을 지닌 대행사가 제일이다.
하지만, 내가 홍보를 잘 모르는데 잘 하는 듯 보여야 한다면? 나를 앞에서 잘 이끌어 주되 절대 티내지 않는 똑똑하면서도 겸손한 사람들이 필요하다. 기왕이면 경험도 관록도 있는 사람이 좋겠다. 그래야 내 앞의 장애물이 무엇이며 어떻게 피해 갈지 어떻게 기안을 올리면 내가 빛을 발할지 잘 조언해 줄테니까 말이다.
필자가 만난 클라이언트 중 가장 안타까운 분은 대행사를 못믿을 사람, 아니 거의 반 사기꾼이라는 의심의 눈으로 끊임없이 의문하고, 경계하며 무슨 조언도 듣지 않았던 분이시다. 일은 사람이 만드는 거다. 사람이 사람을 포용하고 존중해 주면, 무슨일인들 못할까? 그런데 인하우스에 있으면 가끔 대행사를 나의 공을 가로채는 적(?)으로 여기는 분들 계시다. 이해 못하는 바 아니다. 왜냐면 자꾸 나의 상사가 "넌 홍보를 했다면서 왜 대행사가 또 필요하냐?"고 도전해 오시니까.
안되면 내가 잘 몰라서가 아니라 손발이 부족해서라고 둘러대셔도 좋다. 사실이 그러니까. 사실 인하우스에 있으면 업무에 집중하는 시간보다 관계쌓기와 돌아가는 정황 살피기, 그리고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를 문서/장표 만들기, 그리고 가장 중요한 "회의"에 대부분들 할애하신다. (필자도 그랬다) 그러니 무슨 계획인들 온전히 짜볼수가 있겠는가?
그리고 또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대행사를 써서 업무가 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일을 제대로 도모하기 위해 활용한다고 접근해야지, 업무를 줄이겠다는 기대를 가지면, 스스로 혼란스러워 질게다. 대행사 쓰기 전보다 대행사를 쓰고 난 후, 대행사에 브리핑해줄 자료에, 브리핑 시간 따로 빼고, 대행사와 전화를 붙들고 있는 나를 보면 "내가 대행사를 왜 쓰고 있지?"라고 반문하지 아니할 수 없게될테니까 말이다.
결론적으로, 클라이언트에게 있어 대행사란? 클라이언트의 니즈에 따라, 그리고 대행사의 역량에 따라, 반발짝 물러나 있는 대행사가 될수도, 두발짝 앞서 나를 이끌어주는 컨설턴트가 될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대행사가 나를 빛내주는 존재들이며 어디까지나 기꺼이 Behind the scene staff가 되주려 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이 점에 기본적인 이해를 갖는다면, 적어도 비용을 지불하시고도 계속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일은 줄어들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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